rainyday....rainy's heart...
이젠
가족에게도 친구에게도 이런 이야기를 하는 내 자신이
싫어졌다.
내가 그들에게 나의 이야기를 풀어놓으면 풀어놓을 수록
그들은 그를 더 나쁜놈으로 생각해 버리니까....
그들이 내가 사랑하는 그 사람을 그렇게 생각하는 모습을 보는 것 조차
난 너무 괴로우니까....
저 등신 같은게 그렇게 상처 받고도 그런 말을 하냐....라고 내 맘 속 한켠에선 소리치고
있지만 그래도 난 그가 싫은 소릴 듣는건 싫으니까....아마 그건 나의 자존심일지도
모르겠다.
아니 어쩌면 난 일년동안 그를 사랑한다 이야기 하면서 그가 나에게 했던
실수들은 맘 속에 다 담아둔채 응어리진 불신들을
내 상황이 힘들때마다 그에게 툭툭 내던졌는지도 모르겠다...
그와 나의 이야기는 너무나도 사무쳐서 아마 여기에 다 못쓸것 같다.
분명히 쓰다보면 나의 중심으로부터 이야기가 펼쳐질터인데...
그러다 보면 분명 그를 나쁜놈으로 만들것 같다...
듣기만 해도 가슴두근 거릴 폭언들을 나에게 퍼부었지만....
곱씹고 생각해보면 그런 말들이 나오게끔 만든 것 또한
나이지 않은가란 생각이 든다...
바보 같은 착한여자 컴플렉스에 빠진거라고
생각하고 싶다....
왜 그렇게 착한 그가.....
왜 그렇게 자존심과 열등의식에 사로잡혀...
왜 그렇게 폭언들을 쏟아냈을까....
치사하게 나한테 받은 물건 다 싸놓으라고 얘기해놓구선...
힘없이 약한 목소리로
- 천하게 말해서 미안해....- 란 전화 한통을 남기고
연락이 없는 그....
너무 상처 받은 난 보따리 보따리 싸놓고
그에게 받은 핸드폰도 돌려줘야겠다 싶어
싸운 그날 바로 핸드폰도 새로 신청했다...
오후에 신청했던 핸드폰이 택배로 도착했다
그걸 뜯어보면서 난 왜 이렇게 가슴이 아픈지 모르겠다...
차라리
나에게 독한 말을 뿜어대면서 얼른 치사하게 보따리 싸두라고 했던
그때 처럼...얼른 와서 이 핸드폰과 보따리들을 다 가져갔음 좋겠다...
당장이라도 그가 나에게 달려와 용서해달라고 미안하다고 이야기 하면
금방 그를 안아줘버릴것 만 같아서
차라리 그렇게 나에게 독한말들을 내뿜으며 저것들을 다 가져가 버렸음 좋겠다.
서로 사랑하지만
저런 그와 평생을 살면....
내가 맘이 힘들고 괴로울때 나의 모습을 보듬어주고 받아주지 않고
자존심과 열등의식에 사로잡혀 독설을 뿜어낼 그를 내가 받아주고
보듬어줘야 함을 알기에....
여우같은 여자가 되서 당장 지금 그에게서 발을 빼내고 싶다....
그리고 내가 아무리 바가지를 긁어도 그저 허허허 하고 웃어버리는 그런
편한 사람을 찾아 떠나버리고 싶다....
하지만
난 아직도 그가 선물한 핸드폰을 자꾸만 바라보고 있고....
그가 날 기다리던 아파트앞 벤치를 자꾸만 바라보고 있고...
그가 나에게 달려와 용서를 빌어주길 바라고만 있다....
바보 같은...나.....
바보 같은....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