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나는 그때 이해할 수 있었어요 우리는 멋진 여행의 동반자이지만 결국 각자의 궤도를 그리는 고독한 금속 덩어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것은 멀리서 보면 유성처럼 아름답지만 실제로는 각자 그 틀 안에 갇힌 채 그 어디로도 갈 수 없는 죄인같은 존재에 지나지 않는 거예요 두 개의 위성이 그려내는 궤도가 우연히 겹쳐질 때 우리는 이렇게 얼굴을 마주볼 수 있죠 또는 마음을 합칠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그건 잠깐... 다음 순간에는 다시 절대적인 고독의 틀 안에 갇히게 되는 거예요 언젠가 완전히 연소되어 제로가 될 때까지 말이에요 . . . 무라카미 하루키 <스푸트니크의 연인> 中. firenze. Italy
떼루
2005-08-14 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