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리목(連理木)
나무들에게도 사랑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인가.
나주시 다도면 불회사 입구에 연리목(連理木)이 있다. 수령이 500여년으로 추정되는 두 그루의 느티나무 줄기가 외로움을 견디다못해 서로 부둥켜안으며 한몸이 됐다는 나무다. 뿌리는 둘이면서 기둥줄기가 하나인 것이 연리목, 두 나무의 가지가 하나로 엮인 것이 연리지(連理枝)다.
불회사를 찾는 신도나 관광객들로부터 입소문이 퍼지면서 최근 이 연리목을 찾아 애틋한 사랑을 확인하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청춘남녀에서부터 어린자녀들을 동반한 가족들까지 연리목을 찾아 사진을 찍고 사랑을 속삭이는 장면이 어렵지않게 눈에 띈다.
광주에서 친구들과 함께 왔다는 배모씨(21)는 “말로만 듣던 연리목을 보니까 신비한 느낌이 든다”며 “사랑하는 이를 제 몸처럼 아껴야 한다는 메시지가 아니겠는가”하고 의미를 부여했다.
나주시에 사는 최모씨(43)는 “수령이나 상징적인 고사를 감안, 새로운 명물로 만들어 나갔으면 한다”며 “관계당국이 주변환경을 정리하고 연리목 앞에 표지판을 세우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제안했다.
연리지가 사랑의 상징으로 등장한 것은 중국 당나라때 시인 백거이로부터 시작된다. 백거이는 `장한가(長恨歌)'에서 당현종과 양귀비의 뜨거운 사랑을 읊조리며 `...재천원작비익조(在天願作比翼鳥):하늘에서는 비익조가 되기를 원하고/재지원위연리지(在地願爲連理枝:땅에서는 연리지가 되기를 원하네)...'라고 표현했다.
여기서 `비익조'는 날개가 한쪽 뿐이어서 암컷과 수컷의 날개가 결합되어야만 날 수 있다는 새로, 연리지와 같은 뜻으로 쓰인다. 눈이 한쪽 뿐이어서 두 마리의 물고기가 하나가 돼야 헤엄칠 수 있다는 `비목어(比目魚)'도 마찬가지다.
/나주=최승열기자srcho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