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monster 장례식 ----------------------------------------------- 무더운 7월이었다. 가까운 섬으로 피서계획을 짜고 떠나기로 한 날 새벽에 전화기가 울렸다. 할아버지는 그날밤 그렇게 아무런 예고도 없이 돌아가셨다. 우리 아버지와 열일곱살이나 차이가 나는 막내고모는 자꾸만 울었다. 그날 오전부터 오후까지의 할아버지를 회상하며 자꾸 울었다. 울어서 울어서 그 작은몸이 지쳐간다는 것이 확실하게 보였다. 다음 날도 무척 더웠다. 장례는 부산 광혜병원 장례식장에서 치뤄졌다. 엄청난 사람들이 오가는 장례식장 건물의 지하에 시신이 안치되어 있었지만 누구도 할아버지가 그곳에 계신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나는 할아버지의 시신을 직접 관으로 옮기며 할아버지의 부재를 실감했다. 무더운 여름에 한차례 뿌려지는 지독한 폭우같이 장례가 치뤄졌다.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는 강렬한 태양이 모난 구석으로 그림자를 드리우고 여관과 접대부들이 창밖을 주시하는 도로위로 수 많은 전선이 복잡하게 지나치고 있었다. 매우 일상적일지 모르는 그런 풍경이 그때 그 순간 만큼은 미묘하게 찌그러진 거울을 바라보는 것처럼 부자연스럽고 어색했다. 오피스텔에 그려진 꿈돌이 때문이었을까...
이상한 사람
2005-08-02 1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