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만 보면 눈물이 납니다..
할아버지는 내가 초등학교때 돌아가셨고,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유난히 당신께서는 장손인 나를 아끼셨다.. 그때는 몰랐지만.. 철이들어버린 지금에서야 그걸 깨달았고..
할아버지 돌아가시고 그렇게 오랜시간동안 혼자가 되어버리신 할머니께서는 외로움때문에 더욱더 자식들 챙기기에 바빠지셨고
이제 가지많은 8남매들은 각자의 자리를 잡고있음에도 당신께서는 여전히 자식걱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내신다..
오늘도 당신은 손자왔다고 과일깎기에 바쁘시고... 당신은 괜찮다고 다 먹으라고...
연세도 그렇고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야위어 가시는 모습이 내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한다..
당신나이때 누구나 피해갈 수 없는 골다공증.. 뉴스에서 혹은 주위에서 들리는 노인들의 미끄러지는 사고소식만
들리면 진짜 미칠듯 걱정만 될 뿐이다...
언제나 당신의 삶은 8남매 걱정이셨고... 이제 제발 자식들 걱정하지 말라고, 다들 잘살고 있으니 제발 신경쓰시지 말라고 입버릇처럼 할머니에게 말하지만 언제나 돌아오는 대답은 한결같다..
당신의 가지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은 없다고...
내 자신도 나이가 먹어가면서.. 다른이들의 죽음의 모습을 바라보고 그 자리에서 망자와 남은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언젠가는 망자를 위해 울어야하는 그 때가 올것임을 알지만..
그 누구에게나 너무나 공평한 죽음이라는 것은 누구도 막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난 당신의 하루하루 야위어가는 모습을 보며 어쩌면 정말 미쳐버릴지 모르는.. 그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는... 내 자신이 될것임을 안다..
난 정말 두려울뿐이다... 내 삶의 미래보다, 세상의 내일보다, 그 누구의 죽음보다.. 할머니라는 그 존재를 언젠가 잃어야 함이.... 난 너무 두려울뿐이다..... 어릴때의 기억속에서 지금까지 내 기억속에 남은 당신의 모습을...
내가 살아가고 버텨야 하는 이유인 당신이기에.......... 난 그만큼 더 두렸습니다..
난.. 당신만 보면.. 당신만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당신의 마지막 사진을 내 손으로 찍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당신의 사진앞에서 무릎꿇고 울고 있을 내 자신이 될 것임을 난.. 너무나 잘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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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생전 할 수 있는 유일한 효도는.. 걱정하지 않도록 하는 것.. 그것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