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속에서....
안개 속에서
- 헤세-
야릇도 하여라. 안개 속을 거니니!
외롭다, 덤불 숲 하나하나 돌 하나하나도
나무는 나무끼리 보이지 않고
하나같이 외로운 나무들.
내 인생 아직 환했을 적,
내 눈에 비친 세계는 친구로 가득하였으련만
이제 안개가 내리니
어느 한 사람 눈에 뜨지 않네.
참으로 그렇다, 어둠 속을 잘 모르는 사람이
어찌 지혜롭다 하리오.
어쩔 수 없어 만인을 소리없이
자기와 갈라놓는 그 어둠 말일세.
야릇도 하여라, 안개 속을 거니니!
인생은 외로운 것.
사람은 사람끼리 몰라보고
하나같이 외로운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