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마을 4
조일마을은 이제 몇년후면 정착하여 살아가야할 또 다른 고향이다.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계획은 세워져 있지만
아직은 이 마을은 나에게는 안개와 같은 존재이다.
그리고 이 마을 뒤쪽으로는 이제는 폐허가 된 보삼마을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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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족산(鼎足山), 일명 솥발산이라고 불리우는 산자락 깊은 계곡 옆으로 몇 채의 초가지붕을 한 마을이 있다.
이곳이 바로 울산에서는 가장 고지대라고 할 수 있는 곳에 위치한 초가마을인 보삼마을이다.
옛 지명에 보(保)는 [ㅂ.ㄺ]의 뜻을 내포하고 삼(三)은 셋이니 밝은 마을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특히 조선시대에는 임진왜란, 정유재란, 병자호란 등 3개의 큰 난이 있었다.
이곳 주민들은 국가의 커다란 환란 속에서도 아무런 사고 없이 세 번이나 난을 잘 피할 수 있었다하여 보삼(保三)마을로도 불리어진다.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이 곳은 두가지로 유명하다.
그 첫째는 억새풀로 만들어진 초가이고 둘째는 영화촬영 장소였다는 사실이다.
옛부터 억새풀이 많이 자라는 정족산에 둘러 싸여 있는 이곳은 억새를 쉽게 구할 수 있으니 자연스럽게 억새를 이용해 초가를 지었다.
억세로 지은 초가는 여름에는 너무 시원하고 겨울에는 보온이 잘 돼서 그렇게 따뜻할 수가 없다.
원래 수십 채의 억새 초가가 있었지만 이농 현상으로 주민들이 하나 둘씩 떠나 버려 외지인들이 현대식 건축물로 개조하거나 그대로 방치하다보니 쓰러지고 이제는 한 두채밖에 남지 않았다.
이제 조상 대대로 지어온 억새 초가 건축방식의 맥이 끊겨지지 않을까 걱정스러울 따름이다.
사실 이곳은 울산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서울 충무로 영화계에는 널리 알려져 있다.
영화 '씨받이'와 '뽕'를 촬영했기 때문이다.
1970년대에 촬영된 이 영화는 60년대 산골마을의 상황이 그대로 보존돼 있어 영화촬영 장소로 선정됐다.
당시 영화촬영을 위해 전신주를 뽑아서 땅위에 누이고 마을 주민 다수가 엑스트라로 동원됐다고 한다.
이 곳 골짜기는 골이 깊어 여름철 피서객들이 많이 찾아오는 곳이기도 하다.
계곡에 우거진 활엽수림과 바위와 물과 맑은 공기는 어느 명소에 뒤지지 않는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