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떠나는 여행
떠난다
일상을 놓고.
꾸려온 짐이 클수록
연연하는 많은 것들.
둘러보니
빈 몸인 사람
아무도 없다.
떠날시간 다 되도록
오지 않는 친구
네 삶을 잠시도 놓을 수 없는 거니.
기차도
뚜우 뚜우 마지막 출발음을 울리는데
내 몫의 무게만 싣고
떠나는 것도 괜찮은 일이지.
갑자기
더 자유로워진 나
강릉까지 가볼까,
시베리아를 지나
지중해 까지 갈 수 있다면
올리브향 바람을 맞으며
희고 예쁜 섬에서
오렌지빛 차를 마실 수 있다면
종착역을 못 정한 이유로
혼자 떠나는 자유로
여행의 취객이 되어
기차의 리듬에 마음껏 흔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