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URE 14
비오는 여름철 소나기라도 내리면 항상 생각나는 글이 있습니다.
시골에 사는 한 소년 '나' 는
어느 날 윤초시 댁 손녀를 만나게 된다.
그 소녀가 던지고 간 조약돌을 항상 지니고 다닌다.
그 소녀와 함께 들에 나가 놀다가 갑자기 소나기가 내린느 바람에
소년은 소녀를 업고 도랑를 건넌다, 그 때 소녀의 분홍빛 스웨터는
소년의 등에 묻어 있던
진흙 때문에 더럽혀지지만, 소녀는 그 옷만을 고집하며 입었다.
몸이 약했던 소녀는 그 바람에 더 몸이 아프게 된다.
다시 만난 소녀는 나에게 이사를 간다며
대추 한 줌을 건네준다.
그 날 밤 소년은 남의 호두밭에 몰래 들어가
호두를 따다가 소녀에게 줄려고
맨손으로 까기 시작한다.
다음 날, 소년은 부모님이 말하는 소리를 듣게 된다.
"윤 초시네 도 참 딱하지. 대가 끊겨버렸으니 말야.
사내애 둘 있던 건 어려서 앓어버리고,
계집애 하나 남아있던 게 시름시름거리다
죽어버렸으니 말야.
그런데 그 계집애는 어린 게 여간 잔망스럽지가 않아.
죽기 직전에 이런 말을 했다지 않아?
글쎄, 자기가 죽거든 꼭 자기 입던 옷을 그대로 입혀서 묻어 달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