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길이 되어 당신께로...
내 앞엔 내가 걸어가야 할 길이 놓여 있었고
그대 앞엔 그대가 걸어가야할 길이 놓여 있었네.
그 길이 어디쯤에서 마주칠지 몰라 나는 늘 두리번거렸네.
마음속에 너무 깊이,
그리고 오래 숨겨 두면 자신도 그걸 꺼내기가 힘이 든다.
내 안에 너무 깊숙이 들어 있어서 이젠 내 자신조차 꺼내기 힘든 이여,
강물이 바다를 향해 가듯 내 당신을 향한 마음을 아는가.
그 마음이 길이 되어 당신께 나아가리라.
- 이정하 산문집, '내가 길이 되어 당신께로' 中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