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과 아버지. 저녁이 되자. 어느덧 무덥던 여름의 기운은 땅속으로 스며들고. 비어버린 대지의 공간속에. 노을의 기운이 조금씩. 스며들기 시작했다. 노을은 아주 쌔빨갛게 타올랐고. 오늘도 지침 하루를 뒤로 한채...무덤덤한 발길을 집으로 돌리는 나의 아버지. 당신의 아버지. 혹은 우리의 아버지는 언제나 처럼 숨막히는. 지하철을 타고. 창밖의 불타오르는 노을을 힐긋 쳐다볼뿐. 더이상을 느낄 감성은 우리들의 아버지들에겐. 없다. 불타는 노을은 그렇게 감정의 사치라는 두단어의 그림자속으로 그렇게. 묻혀져갔다.
카르마
2003-08-01 2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