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d]아련한 추억 꽃의 학습 - 강우식 열세살이었다. 들병이의 구멍처럼 생긴 폐타이어에 박혀 처음 수음을 했다. 바다는 봄볕에 녹아 꿈꾸듯 잔잔하고 저 건너 음악교실에서 들려오는 오, 스와니, 스와니 그리워라, 그리워... 아찔하였다. 꿈이 폭발하는 공포 화산처럼, 바다가 뒤집혔다. 아버지의 비밀수첩을 몰래 엿본 듯 그날 저녁 집에 들어가 아버지와 마주 앉기 두려웠다. 첫사랑의 기억은 봄날의 아지랑이되어 가물가물 다 증발해버렸지만 아직도 스스로를 쓰다듬고 싶은 사랑 때문에 火印처럼 남아 있는 수음이여. 살다보면 한 여자로 안 되었던 내 인생의 외로움이 이 늙마에도 간혹 클라이막스까지 내닫지만 제물에 배출 안되는 좌절과 도전은 삶처럼 있다. 70 - 200mmL is usm 원본 리사이즈
풍랑객
2005-06-22 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