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까다 토시꼬
그 사람은 나를 안으면서
불렀다
내 이름이 아닌 알지 못하는 다른 이의 이름을
알지 못하는 이의 이름에 대답하면서 나는
멀고 아득한 마을을 생각하고 있었다
거기엔 아직 태어나기 전의 내가 있어서
살구꽃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 사람은 더욱 힘차게 나를 껴안으면서
다시 알지 못하는 이의 이름을 불렀다
알지 못하는 이의 이름에 "네" 하고 대답하면서
나는 멀고 아득한 마을을 헤매며
소년의 눈동자랑
젊은이의 가슴이랑
슬픈 입맞춤이랑
갓 태어난 나를 씻어주던
아버지의 손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 사람이 부르는 알지 못하는 이의 이름에
나는 순순히 대답하기를 계속한다
우리는 이렇게 만나기 전부터
만나고 있었던가 보다
다른 무엇인가의 모습을 빌려가며--
우리는 서로 사랑하기 전부터
서로 사랑하고 있었나 보다
다른 누군가의 모습을 의지하여--
그 사람은 부르고 있다
만나기 전의 나를 껴안듯이 하고
나는 대답하고 있다
만나기 전의 먼 시간 속을 돌고 돌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