破裂_ 파 _ 열
내가 올해 원하는 게 있었다면내 자신 속의나를 진정시키는 일이었다.
그러나 한번도 내 마음 속의 지령을 충족시킨적이 없다.
나는 홍등을 켜고 주인이 납시길 기다리는 세번째 애첩처럼
날 위해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답변 불가능한 것들을 기다릴 뿐이었다.
그날 나는 자우림의 올해 마지막 콘서트를 가지 않았다.평소에 광신자처럼 기다렸으면서도
전날 친하지 않은 친구와 과도하게 마신 술때문에 멍청해진 육체로
나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아무도 보고 싶지 않았다.올해 마지막 콘서트라는 희귀성,
‘낙화’를 피아노를 치며 부른다는 김윤아의 소문, ‘
THE THE’의 콘서트에서 실망한 나자신의 상처를 좀더 과격한 돌로렌스 오라이던의
향내로치유시켜줄 그들의 공연을 보러가는 일이었는데도
나는 그곳에 가고 싶어하지 않는 나에게 당황했다.외롭게, 난 기껏 대중음악에 중독된
18살 소년이 아니야,자우림 새앨범에서 ‘낙화’를 제외하곤 나의감정에 도움을 주는 곡은 없어. 라고 굳이 핑계를 대는
나는 둥지 밖으로 방치된 어린 참새 같았다.난 내 자신을 위해
고립된 승려처럼 살아야 했을까?텔레비젼에서 달팽이가 듣지 못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나는 기뻤다.죽어서 달팽이로 태어나면 아무것도 듣지 않고 혼자만의 언어로 생각할 수 있을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