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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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직장동료 집에 초대받아 간 적이 있었는데,
집안에 들어서자마자, 거실 벽에 자리잡은 커다란 액자...
--- 忍者無敵(-- 인자무적... 참는 자에게는 적이 없음...)
그 신조가 자기 집 가훈이라며, 차분하고 진지하게 자랑하였다.
--- 쩝~!! 그 때 모두의 표정이란...!!!
실제로 그는 직장에서... 아주 사소한 일에서조차
그 누구보다도 잘 참아내지 못 하고,
성급하게 발끈하는 인품의 소유자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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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초중등 학생들이 해마다 한 차례씩 겪어내야 하는 수련회...
학생 수련원 교관들은 교관이라는 호칭을 개똥 밟은 듯 싫어하여,
선생님이라고 불러달란다. 선생이 뭐 그리 좋은 호칭이라고...
아마도 교관이라는 단어의 자모 곳곳에
들춰내기 싫은 군대 짬밥내음이 흠뻑 배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러나 교관님이건, 선생님이건... 뭐라 불리운들 그게 무슨 상관이랴?
그들이 처한 사회적 여건이란, 자의반 타의반 어쩔 수 없이
짬밥내음 언어들이 결코 죽지도 않고, 별스런 천적도 없이
굳건히 생존해 있는 것을...
--- 차렷...열중쉬어...경례...주목...정렬...
/jerimuse/The Taegeugki Is Fluttering In The Vacant Ground_1.mp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