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귀의 추억 2 찢겨진 기억 위로 하얀 달빛이 내려앉는 밤 바다는 끝내 소리도 없이 섬을 떠났다. 친구들의 얼굴도 형제들의 얼굴도 바다에 구른 이슬처럼 사라져 버리고 기억의 밑바닥 메마른 해저(海底)에는 아직 마르지 못한 몇 방울의 눈물만 남아 그래도 행여, 생각하면 나타날까 떠올려 보고 떠올리면 돌아올까 기다려 봐도 이제는 내장(內臟)마저 말려진 몸, 차가운 육신 아, 우리는 죽어있구나 다시는 부활하지 못할 이 바다의 기억 위에 차마 감지 못한 눈, 열망의 몸짓으로...
운향
2005-06-13 0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