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라는 것....
나의 기억이라는건... 항상 단편적이다. 마치 실루엣과도 같아서... 그 형태는 존재하되 내면은 없는 그런...
잊어야 될 것들과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의 혼재와, 역설적이게도 부재로 반복되는 그런 혼동속에 만들어지는 opaque... 그 속에 나의 기억이 녹아들어가 있다.
헤어나지 못한다는 것과 헤어나지 않는다는 것이 다르듯, 내 기억의 단편도 내가 만들어낸 것일지 아니면 만들어진 것일지, 그 다름이 존재하겠고, 난 그 다름을 구분할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
희뿌연 그 속에 있는 공포...
아름다운 것만을 기억한다는 건, 그 외면에 있던 공포를 기억하고 싶지 않아하는 약함의 표현일까...
강하다.. 라는 것... 너무나 쉽게 뿌러질 수 있다는 태생적인 문제점을 가지고 나온다. 난... 강한가... 아니면 강한척을 한건가...
하루에도 수십번씩 소용돌이치고, 무기력과 에너지감과 의기소침과 기쁨과, 그런 감정의 순환을 거치는 나로서는... 이제 뭐가 문제인지조차 알 수 없는 그런 순간으로 치닦고 있다...
누가 종종 물어봤었다... 오늘 컨디션 어때요... 오늘 컨디션이라...
비가 추적 추적 내린다... 이 소리가... 날 편안하게, 하지만 견딜수 없이 조급하게 만든다... 무엇으로부터의 편안함인지... 무엇을 향한 조급함인지는 나도 모른다...
오늘 컨디션... 나도 한번 물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