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워하진 않는다. 다만 슬프게 보일뿐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노인은 앨범이나 책장을 넘기는 일을 그만두었다. 자주 가던 노인정에도 가지 않았으며, 사람들을 만나도 어떤 대꾸도 하지 않는다. 가족들은 어디 아픈게 아니냐며 난리를 쳤지만, 노인은 입을 굳게 다문다. 어느덧 세상의 모든 일이 하나처럼 보이기 시작하던 때 뜨거운 여름속에 많은 인파들이 모인 어떤 행사 가운데, 노인의 눈가엔 눈물이 글썽이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생각하듯, 늙어갈수록 죽을때가 다가올수록 그리움만이 짙은 향수처럼 밀려올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왜 그런지, 도무지 알수도 없게... 세상의 모든 것이 슬프게만 보였기 때문이다. 눈가에 희뿌연 안개가 올라오고, 코끝이 찡해지며 노인은 훌쩍인다... - 이랑'spirit
이랑Spirit
2005-06-09 1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