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장미(2001, 5)
劉珍天(旅)
그냥 길가에 무덤덤히 버려진 너, 너의 뒷모습
축복 받지 못한 신의 운명을 기억하는가?
항상 쇠로 달구어진 사막 위를 걷는 이의 비명소리
죽음을 앞에 둔 노인의 절규
푸른 바다, 끝없는 미소, 죽음을 초월한 사랑
끝없는 파도, 그분이 주신 사랑, 작은 소라 하나?
조그마한 이슬 방울, 거짓된 이슬보다 아름다운
너의 볼을 타고 흐르는 작은 물방울
조용히 울음을 터뜨리던 너의 목소리, 잊지 못할 목소리
고통과 두려움 속에 피어난 한송이 장미
검붉은 마력으로, 너 아름다움 과시하는지?
공포에 뒤덮여 우는 소녀를...알고는 있나?
거대한 도시의 숨소리, 잿빛 울음은 어디로 가는가?
새벽, 아침의 종소리, 그 속에 흠뻑 이슬을 머금은
너의 미소, 미소, 희망, 다짐을 가진 너의 미소
너 후련한 것인지? 아닌가?
그냥 가슴속에 담아둔 서글픔을...
그 사랑을...
세상이 비명이 휩싸일 지라도, 나 비명횡사 할 지라도
너 그를 알고나 있을지? 복에 받혀서 나오지 않던 목소리
눈물 속으로 빨려 들어간 너의 서글픔을, 참지 못하는 이의 절규
다시 돋아난 가시, 생채기는 기억하는지?
생채기 위에 돋아난 도드라진 가시하나
날 괴롭히는 이는 용서하지 않겠다는 너의 말
원한 속에 피어난 죽음의 말 한마디.
너의 살벌했던 말 한마디
날 죽일 듯, 바라보던 너의 눈매
더없이 순수, 순결했던 너의 또다른 한 모습
이미 날개를 잃어버린 천사가 되어
다시 천국으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것을
절망 보다도, 살벌한 모습으로 버티려 했던 너
다시, 이제 모든 것을 버리고
왜? 다시 일어서지 못하는가?
길가에 조용히 누워서 신음하는
이슬만 잔뜩 머금은 채로
울고만 있던 바로,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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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써놨던 시.
이 시에 맞는 이미지를 찾기 위해 여러모로 노력했었지만..
그냥 잘 만들어진 화단의 장미 사진밖에 없었기에....그동안 연출이라는 것은 꿈도 못꾸고
어찌하다 집에 가는길에 결국 장미의 목을 부러뜨려서 사진을 찍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