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더미 리어카..
서둘러 퇴근을 하고 있었다..
카메라를 만지작 거리며 걷고 있는데 갑자기 앞에 나타난 장면..
빨간 쪼기를 입은 노인이 하루 종일 발품을 팔아 수확을 한 양식들이 가득한 리어카..
아마도 언덕 아래 저기서 부터 자신의 몸보다 몇배나 되는 리어카를 힘들게 끌고 왔을 것이다..
오늘 이런 언덕과 길들은 얼마나 오르락 내리락 했을까?
묶어 놓은 끈이 약했는지 쌓아 올린 박스들이 갑자기 차들이 속력을 높이고 있는 도로로 쏟아져 내린다..
노인은 달관을 한 웃음인지 씁쓸한 웃음인지 웃음을 지으며 널부러진 재산들을 주워 담을려고 애를 쓰지만 다시 한번 또 쏟아져 내린다..
도로는 박스로 가득하고 달려 오던차들은 빵빵거리며 비켜간다..
그래도 묵묵히 그는..
아마 오늘 저걸 팔아 집에 있는 할머니께 맛있는 생선 한 마리를 사서 큰소리를 칠지도 모른다..
오래간만에 맛있는 저녁을 먹자고..
그런데..
나는 사자가 먹이를 기다리다 만난듯이 카메라를 들어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나도 놀랄 정도로 빨랐으며 정확했다..
그런데 자꾸 가슴한구석에서 메아리가 울린다..
도와드려도 시원찮을 판에 셔터나 누르고 있다고..
마음한구석이 펑 뚤린듯 멍해진다..
카메라를 힘없이 내렸다..
이렇게 까지 사진을 찍어야 하는지..
갑자기 내 자신에게 슬퍼진다..
나는 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