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 할매에 대한 기억 아내와 함께 경북 예천에 갔을 때의 일이다. 산속을 헤매고, 낙동강 지류를 맨발로 건너 들어간 삼강리 마을. 그런데 점심때가 되어 너무 배가 고팠다. 강가에서 만난 할머니에게 근처 식당이 있는지 물으니 차를 타고 멀리 나가야 한다며 배가 고프면 라면을 끓여 줄테니 집으로 가자고 한다. 그래서 찾아간 할머니의 오두막. 거의 폐가와 다름없는 오두막의 마루에서 라면 두 그릇이 올려진 상을 받았다. 사진 찍는 걸 무척이나 싫어하시던 할머니... (몰래 찍다가 야단 맞았다) 딸 셋이 모두 출가하여 혼자 사신다던 할머니... 외롭거나 무섭지 않냐는 질문에 그럴 뭐 있냐고 호탕하게 답하시던 할머니... 그러나 오랜만에 찾아온 객이 마냥 반가운 것을 감추시지 못하시던 할머니... 외롭고 힘들게 사시는 모습에 시린 마음 안고 떠나왔는데 지금도 안녕히 계실지...
Neil
2005-05-26 1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