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
우리는 고립되었다.
무한한 영광이란 이름의 그림자 밑,
가치로운 꿈의 날카로운 은빛 이빨 사이에서.
우리는 고립되었다.
눈부신 정의란 명목아래, 어두운 터울속,
투명의 정신과 붉은 피 흐르는 외침속에서.
우리는 고립되었다.
황금의 종이들과, 은의 조각들 아래,
망각의 힘을 품고있는 차디찬 쇠구슬에 발묶여,
의미없는 목소리와 목적없는 흔들림으로,
불멸의 욕망을 숭배하는 검은 눈동자 위에서.
우리는 고립되었다.
거짓을 내뿜는 거대한 서를 높이 떠 받들고,
불경을 노래하는 날카로운 태밑에 머리를 조아리며,
영원한 죽음을 약속하는 수를 가슴에 새기며,
성결한 태양은 동굴속 깊은곳에 유폐시킨채,
고통의 향연속, 고통의 술잔속, 고통의 칭송속에서.
근원없는 이유와, 맹목적인 결과. 침묵하는 말씀과, 분별적인 평등,
쉴틈없는 쾌락과, 자결같은 심판, 특별화된 구원과, 변형적인 사랑.
이 모든것 속에서, 우린 고립되었다.
씨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