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웃음
이웃에 36세의 노총각, 지문이가 있다.
장애 때문에 언어 상의 불편이 있지만, 몸가축도 제법 그럴싸하고 심성은 천사와 견주어도 조금도 손색이 없을 만큼 착하고 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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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순의 어머니가 몸져눕자 잠시도 어머니 곁을 떠나지 않고 꼬박 7일 밤낮 동안을 밥도 먹지 않고
“’어무, 주찌마. 어무, 주찌마.”
하고 울부짖던 총각이다. 땅 속의 맹자가 이런 지문이를 못보고 너무 일찍 성선설(性善說)을 쓴 게 큰 실수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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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사진 찍는 것을 무척 싫어하던 지문이가 며칠 전 예쁘게 핀 철쭉꽃을 보더니 갑자기 사진을 한 장 찍어달라고 한다.
“그래. 너 생긴 틀이 대통령감이니 멋지게 찍어보자.”
“대똥?”
“응, 대똥령. 자, 똥령이 비행기를 탄다, 손을 흔들고 웃어.”
“아찌. 이케?”
표정이 압권이다. 아무리 봐도 지문이는 레이건이나 드골보다 더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