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상
미안합니다.
제가 당신의 일상을 약 10초간 침범하였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20초간 나를 주시했지요.
멋쩍게 웃음짓고 말았던 작은 동양인에게
'아... 화를 내겠구나...' 싶었는데.
안경을 한번 치켜올리고는
조용히 당신의 시간속으로 되돌아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교감'이란 말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당신과 난 단 한마디도 나누지 않았지만
5m 정도의 거리가 무색할 만큼 가까운 느낌으로
혼잡한 시내의 한복판이라는게 믿기지 않을만큼 고요히
서로의 눈 속에서 짧은 순간을 함께했더랬지요.
소중한 일상을 나누게 해주어서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시간을 담을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2005. 04. PAR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