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보리 . . 청보리 (박흥진) 보리밭에 뛰노는 철모르는 아이야 어지러이 흙 파헤치지 말고 자근자근 밟거라 겉보리 서말이면 니 애비 처가살이 면하고 춘궁기 장리벼에 네 누이 건사 하느니라 티켓다방 순이의 억척스런 몸부림 어느핸가 태풍으로 전답을 물말아 먹은 영식이네 아직도 이름없는 몸뚱아리 되어 거리를 배회하는 사람, 사람들 한낮의 고달픔이 쑤셔넣는 빈 숟가락에 더욱 복받치던 서러움 쯤이야 경엽에 푸른피 돌아 상처 아물면 청보리 파아랗게 피어나는 것을 그네들은 오늘 밤도 여지없이 꺼-억, 꺽 목젖에 걸린 까락을 내뱉으며 울음을 삼킨다.
노블레스
2005-05-16 0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