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rt.. (& Mom)
어머니는 미인이셨다.
30여년 전 결혼하실 무렵
당시 유행했던 미니스커트를 입은 사진들을 보면
여배우 빰칠 정도의 모습..
결혼을 하시고
아이들을 낳고 기르시고
남편 뒷바라지, 시부모 봉양..
그렇게 어머니는 젊은 시절과 중년을 보내시고
이제 곧 환갑을 바라보신다..
지난봄에 계절도 바꿨다고
어머니 옷을 사러 母子가 함께 집을 나섰다..
좀 예뻐 보이는 옷들은 size가 맞는게 제대로 없었다.
점원이 하는 말..
"이런 옷은 젊은 아가씨들이 많이 입어서
size가 원래 작게 나와요.."
행여 size가 있다고 해도 폼이 안 났다..
몇 군데 빠꾸를 먹고서는 드는 생각..
'젊을 때 이쁜 옷 입고 멋도 내고 해야지..'
어머닌 "그러게.." 하시면서 고개 한 번 끄덕..
요즘 들어 갑자기 늙어버리신 것만 같은 어머니를 보면
정말 자식이 죄인같이 느껴진다..
결국 우리 키우다가 이렇게 멋도 제대로 못 부려보시고
좋은 시절 다 보내신건 아닌지..
예전 어머니의 사진을 떠올리면 더더욱..
지금이라도 어머니게 그 시절을 되돌려드릴 수만 있다면
도둑질이나 사기를 쳐서라도 돌려드리고 싶다..
유행은 돌고 돌아 요즘 미니스커트가 다시 유행이란다..
그녀들의 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젊은날의 어머니도 저렇게 설레는 마음으로
차려입고 집을 나서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어쩌면 언젠가 그네들을 떠나고야 말
젊음과 아름다움을 마음껐 누리기 위해..
그대들이여, 젊음을 즐겨라!!
p.s. 저도 조금이라도 더 젊을 때 쫄티라도 함 입어볼걸 그랬습니다.. ^^;
taken by operation blue
with Nikon D70, AFS 18-70mm F3.5-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