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기증 #2:: 머리 한쪽을 짚으며... 눈앞이 깜깜해진다. 땅이 꺼지며 소용돌이 친다... 심장이 요동치며, 위장이 뒤틀린다.. 다리에 붙은 근육이란 근육은...힘이 모조리 빠져나간다. 마치 실이 끊어진 괴뢰처럼... 배가 아픈것 같다.. 머리 한 쪽에는 편두통이 일어난다.. "아스피린, 아스피린" 머리만 깜싸 안으며 신음만한다.. . . . . . . . . . 요사이 가뜩이나 심란해지고 있다. 나에게 있어서 원인 불명이란 없다. 곰곰이 짚어 보건데, 수많은 원인이 그 심란함의 원인이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주기가 있다고 한다. 우리가 흔히 즐겨 보는 바이오 리듬.. 바이오 리듬을 보지 않아도, 나의 최근 정서는 바닥을 치고 있음이다. 감정도, 지성도, 육체도... 모두 저/조/기... 웃기는 소리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요새는 잘하는게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실제로 없다...고 느낀다. 실제도 못할수도 있다. 실제로 못한다. 내가 가장 힘들다고 생각했던 재수시절마져도.. 오늘처럼..어제처럼 힘들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눈물이 난다... 마음이 힘들다... 왜 나 혼자만 세상에 덩그러니 떨어져 살고 있을까... 나만 혼자 제자리에서 멈추어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을 우두커니 지켜보고 있는듯하다. 사람들은 잘도 가는데... 시간도 잘도 가는데... 왜 나만...하필이면 나만... 나 혼자만이 이 자리에 우두커니 서야하는가.. 코 끝이 쌔해지면서 눈 앞이 아득해진다. 덜썩 주저앉고 만다. 참 슬픈일이다... 사춘기다.. 아니 '思春'이란 아름다운 단어를 함부로 남용할수는 없다. 아마도 '思死'라는 단어를 붙여야 할지도 모른다. 자신을 비관하며 어둡고 축축한 검은 물밑으로 침강하는 이들의 심정도 헤아릴수 있을것 같다. 나의 이러한 생활이 일년이 넘게 된다면, 나도 그들을 따라 침강할지도 모를일이다. 현기증이 또다시 일어난다. 두렵고, 무섭다. 후각이 마비되고, 귓전에는 앵앵하는 소리가 난다. 혀에서는 짭짤한 붉은 피맛이 느껴진다. 눈앞은 암흑 천지로 변하며 수많은 소용돌이가 회전한다. 명-암, 흑-백의 소용돌이가 나를 비웃기라도 하는듯 앵앵거리며 돌아간다. 소용돌이가 커졌다 작아졌다, 생겼다가 없어졌다. 내 삶, 일부의 은유인양... 손을 내밀어 힘껏 뿌리쳐보지만. 사라지지 않고 그 괘적만 눈앞에 남는다. 공포와 두려움의 향연...현기증이 생긴다...
아임™/金春秋
2005-05-12 07: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