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 한 마디 그리고 웃음바다 고창 보리밭에서 2시간 정도 머무르다가 버스를 타기 위해 선산으로 갔다. 마을에서 한 아주머니에게 무장 나가는 버스시간을 물으니 12시 20분에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두시간을 기다리느니 걸어가라고 한다. "서먹서먹 가면 1시간이 좀 더 걸리고, 싸게싸게 가면 1시간인 안걸릴겨" 아주머니가 가르쳐준 지름길을 따라 걷기 시작, 길 양계장도 지나고 마을도 지나고... 그런데 중간마을에서 길이 헛갈렸다. 다들 일나갔는지 집들은 비어있어 길물어볼 사람이 없다. 멀리 언덕에 사람들이 보였다. 가까이 가보니 중년의 농부들이 밭을 갈고 담배모종 심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때 마침 용달차가 밭옆으로 들어오길래 운전사 아저씨에게 무장가는 길이 이쪽이 맞냐고 물으니 맞다면서 뭐라고 얘기한다. "네?" "차 뒤에 음료수 있응께 한잔 마셔" "어어... 괜챦습니다." "여기 컵도 있응께 따라 마셔" "고맙습니다." 사이다를 따서 아내와 나누어 마신다. 우리보고 방송국에서 나왔냐고 묻는데 영 쑥스럽다. 양해를 구하고 사진을 찍던 중 한 아주머니가 걸죽한 농담을 하자 모두들 크게 소리내어 웃는다. 누구는 이렇게 애써 일하는데 누구는 카메라 들고 유람이라 송구스러웠는데 힘든 일 즐겁게 하는 모습이 조금은 마음을 가볍게 해준다. 언제나 푸근한 시골인심. 세월이 흘러 저분들이 사라지고나면 그때도 남아있을지....
Neil
2005-05-10 1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