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의 연못, Giverny, France, 2005
1890년 모네는 지베르니의 집과 정원 건너편에 있는 늪지대를 사들였는데, 이 늪지대를 가로질러 엡트 강의 지류가 흐르고 있었다. 그는 이 시내의 물줄기를 돌려, 수련 연못을 만들기 시작했다.
얼마 후에는 수양버들·붓꽃·대나무가 연못 주위에 자라났고, 수련의 커다란 잎과 꽃들이 잔잔한 물 위를 무리지어 떠돌았으며, 연못 한쪽 끝에 놓인 일본식 다리가 연못 풍경을 마무리지었다.
1900년에 이르자 모네의 상상력이 낳은 이 독특한 작품(그의 인상주의는 좀더 주관적으로 변모함)은 그 자체가 주요한 환경 미술품이 되었다. 이 이국적인 도원경에서 그는 그후 20년이 넘도록 명상에 잠기고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 수련과 물, 그리고 일본식 다리를 그린 최초의 그림들은 크기가 사방 90cm 정도에 불과하지만, 큼직한 꽃과 잎이 마치 허공에 매달리듯 떠 있는 유례없이 개방적인 구도와 구름이 비치는 푸른 물은 그림의 테두리를 넘어서서 그 주제를 둘러싸고 있는 주위 환경을 암시해 주고 있다. 주위의 공간까지 그림에 끌어들인다는 이 개념은 회화사에서 전혀 새로운 것으로, 최초의 수련 그림에는 그저 막연히 암시되어 있을 뿐이지만, 1925년경에는 이 개념이 더욱 확대되어 파리의 튈르리 공원에 있는 오랑주리 미술관의 거대한 벽화 연작을 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