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편히 잘 수 있겠구나.. 우리집은 개두마리를 키우는 단독주택이다.. 먹고 사는게 밤새는 일이다 보니 아침에 퇴근을 한다.. 언제부턴가 아침에 퇴근해서 문열고 들어가면 문소리에 놀라 베란다에서 후다닥 하고 도망치는 모습을 몇번 봤다.. 하루 이틀 지나니 이젠 놀라지도 않는다.. 꺼내논 옷가지를 깔고 누워 문열고 들어오는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다.. 근데 왜 배가 불룩하지?.. 음식물 쓰레기봉투는 계속 찢겨지고 개 사료는 조금씩 없어진다.. 저거 새끼 태어나면 어떻하나.. 이런 걱정하며.. 난 개두마리.. 그리고 이제 백일 갓 넘은 아이땜에 도저히 길냥이 들이지 못한다.. 자기 합리화도 이정도면 백단이다.. 매일 매일 자기 합리화다.. 오늘아침 퇴근길.. 매일 빽빽하던 주차장 한군데가 비어있다.. "재수좋군 "하고 읍조리고 주차하면서.. 이놈을 봤다.. 다시 차를 빼고 다른곳에 주차를 했다.. 사진을 찍으면서도 마음속에 계속 맴맴 도는말 "넌 이 사진을 왜 찍냐?" 이제 편히 쉴수 있겠구나.. 길냥아.. 사진으로 나마 기억해줄께.. 그곳에서나마 새끼들이랑 같이 행복하게 쉬거라.. 미안하다..
mannerism
2005-04-26 0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