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눌 수 있는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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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인종을 누르니 집안이 한바탕 난리가 났다.
우당탕탕~! 해맑은 눈동자들이 반짝반짝 빛나는 개구쟁이들.
"수경이 몇 살?"
손가락 4개를 펴보인다.
"우리 꼬마들 이름은 뭐예요?"
웃기만 할뿐 역시 대답이 없다.
마루에 앉자 기원이와 수경이가 옆에 철썩 다가와 앉는다.
기원이는 다가앉다 못해 아예 반은 눕다시피 달라붙어 내 손과 얼굴을 신기하다는 듯이
부비고 만져댄다.
얼마나 사람이 그리웠을까..,
막노동으로 근근히 생활하다 해고당하신 할아버지를 대신해 새벽 6시면 식당으로 일을
나가시는 할머니와 정신지체와 자폐를 앓고 있는 태원이와 기원이 그리고 막내 수경이,
이렇게 다섯식구가 한지붕 아래 살고 있다.
할머니가 식당에 나가시면 할아버지는 아이들을 데리고 특수학교에 등교시키고
집에 와서는 막내 수경이와 시간을 보내며 집안일을 하신다.
잠시라도 눈을 떼면 사고라도 날까 노심초사하셨던 할아버지는 장애아 위탁시설에 맡기려고
마음먹었다가도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에 그만 몇차례나 발길을 돌리셨단다.
태어나면서부터 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버려두고 집을 나간 엄마와 아빠는 아직까지도 소식이 없다.
"이제 저세상 가면 저 아이들을 누가 돌봐줄까 생각하니 눈물이 다 나네"
"그나마 우리 부부가 얘네들 때문에 웃고 살아요.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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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한 사회복지사의 도움으로 수경이네 가족을 알게되었습니다.
종일 따라다니며 사연을 담은 사진들을 모아 모금운동을 시작했는데,
보잘 것 없는 사진 한 장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걸...,
참으로 늦게나마 철이 든거지요.
사진을 처음 시작할때는 나중에 커서 아이들 사진을 예쁘게 찍어주는게 제일 큰 욕심이었는데,
수경이네 가족을 만난 이후로 저에게 사진은 무언가를 '나눌 수 있는 기쁨'이 되었습니다.
비록 시작은 서투르더라도 생명이 다할 때까지 하고 싶은 일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