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 나만의 기사
85mm 1.2L
=== 낙원과 뱀. ===
인류가 태초에 기거하던 곳.
에덴동산이라는 곳에 대해 이야기 해봅시다.
제가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인간의 자유의지에 관해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어서입니다.
태초(? 어차피 나는 창조신화따위는 믿지 않습니다)에 하느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셨을때...
하느님은 인간을 에덴동산에 머물게 하셨습니다.
한마디로..낙원이지요.
그 낙원에서 아담과 이브는 매우 행복했을겁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먹을것. 잘곳. 입을것 걱정따위가 전혀 없는 세상이었으니까요.
그저 그들은 거기서 잘 먹고, 잘 놀고, 잘 자고...하느님의 말만 잘 들으면 만사가 오케이인 세상이었습니다.
그러던 와중...
뱀이라는 사악한 존재의 유혹에 빠져, 이브가 금단의 과일을 먹어치웠지요.
그리고 그녀와 그녀의 남편(아담)은 하느님의 의사를 거역한것으로 낙원에서 쫓겨났습니다.
인류 최초의 자유의사는 그렇게 추방이라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그것이 원죄라는 이름으로 기독교인들의 가슴속 깊은곳에 인류역사에는 언제나 등장하게 되었지요.
자..
인간이 그렇게도 그리워하는 낙원 즉, 에덴동산에는 애당초 자유의지라는것은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행복했다고 하지요?
그럼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인간이 "의지"를 갖지 않은 상태가 행복했던 것일까?
인간은 "의지"를 갖지 않은 "무지"의 상태에서는 낙원에서의 삶이 허락되었었습니다.
그리고, "의지"를 갖은 순간 낙원에서 추방되었습니다.
하느님은 "의지를 갖은 인간"은 필요치 않으셨던 것일까요?
성경에서 나타나는 "금단의 열매"라는 것이 상징하는바에 관해서는 여러가지 설이 있으나...
가장 큰 맥을 짚어보면, 금단의 열매라는 것은 인간의 자유의지와 더불어, "선악의 판단이 가능한 상태"라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또한, [수메르 인장]이라는 고대의 기록(기원전 3000년 전 이전, 즉 최초의 성경이 쓰여진 B.C 2500년 보다 더 앞섭니다)에서는 생명을 의미하는 것으로 나옵니다.
위의 저런 것들을 종합해볼때.
낙원에서 기거하던 인간 즉, "무지"의 상태이며, "생명이 없는 상태(물리적 생명을 말하는것이 아닙니다)"에 있는 인간은 과연 그것이 진정 행복한 인간상이라 생각되십니까?
물론, 행복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의지가 없는 인간의 삶은 짐승의 그것과 과연 다를것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하다못해 돼지우리에서 잘 먹고, 잘 자고, 보살핌 받는 돼지새끼들도 도살장에 끌려가기 직전까지는 졸라게 행복할겁니다)
악마의 존재에 관하여도 태초 창세기전에 나오는 뱀을 들어 이야기 해봅시다.
창세기전에 나오는 뱀.
이브를 유혹하여 금단의 열매를 먹도록 한 그 뱀은 성경에 나오는 최초의 사악한 존재로 기록되어있습니다.
현재 세계에 전해지는 여러 신화와 전설을 두루 살펴보면, 성경만큼 잔혹하리만치 뱀이 악마적으로 나오는 기록도 없습니다.
본론으로 넘어가겠습니다.
[금단의 열매]이야기는 성경에서만 나오는것이 아닙니다.
정말 이상하리만치 고대 신화, 전설, 기록에는 성경과 맥락을 같이 하는 비슷한 이야기들이 엄청나게 쏟아지고 있지요.(홍수이야기, 금단의 열매, 세계의 멸망 등등)
그것을 어떤 관점에 따라 썼느냐에 따라, 현재의 종교나 전설등이 발생한 것이지만...
중요한점은 우리 인류의 대부분은 너무나도 한쪽에 치우친 생각만을 하고 있다는것입니다.
그중 가장 큰 무리를 형성하는 단체가 바로 기독교인들이겠지요(기독교인들이 배타적이라는것은 이미 누구나 다 인정하는 바입니다)
아담과 이브의 금단의 열매이야기만 하고 끝맺겠습니다.
성경에는 분명 아담과 이브에게 열매를 먹게 한 장본인은 뱀(악마라고 해석되는)이라고 서술하고 있습니다.
단지, 신의 뜻인 "금단의 열매는 절대 손대지 말라"라는 명을 거슬렀기에 사악한 존재로 서술되고 있습니다.
(창세기 그 어딜 뒤져봐도 그 뱀의 전후행적에 관해서는 서술이 없지요. 뭐...루시퍼니 뭐니뭐니 수없이 많은 악마에 대한 서술이나 그들의 행적에 관해서는 일체 언급이 없습니다. 단지, 신께서 명하신 금단의 열매를 먹지 말라는 뜻을 어기게 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는 사악한 존재가 되어버렸지요)
다른 신화를 뒤져봅시다.
아까 위에서 이야기한 [수메르 인장]을 예로 들겠습니다.
수메르 인장의 그림은 지금 제가 여기에 올릴 수는 없으나, 그 그림은 성경에 나오는 그것과 그림상으로는 거의 일치합니다.(물론, 성경 자체에 그림이 있다는것은 아니지만, 현재 전해지는 그 장면의 그림을 떠올리시면 됩니다)
[수메르 인장]을 해석했을때, 뱀에 관한 인식은 180도 뒤집힙니다.
그림을 대충 설명해보자면...
가운데 생명의 나무가 있고, 그 옆에 열매를 들고 있는 여성이 그 열매를 남성에게 전해주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여성과 남성의 반대편 나무의 옆에는 뱀이 그들을 지켜보고 있는 그림입니다.
이것을 해석한 결과가 어떤지 궁금하시겠군요.
단, 이것만큼은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수메르 인장이 쓰여진 시기는 기원전 3000년으로, 최초의 성경이 서술되기 500년 이상 앞서 있습니다. 당연히, 기독교적 영향은 절대 받지 않았겠지요.
나무는 생명의 근원을 상징하고 그것의 열매는 생명 자체를 상징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전해주는 여성은 남성에게 생명을 전해주는것이 되고 있습니다. 즉, 남성은 여성으로부터 생명을 부여받는 입장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문제의 그 뱀. 그 뱀은 나무의 수호자로써 생명을 수호하는것으로 묘사됩니다.
종교적인 면을 떠나서, 역사적인 면으로 들어갈때...
성경이 쓰여진 기원전 2500년경의 전후를 살펴보면, 동시다발적으로 비슷한 이야기가 꽤나 많이 쏟아집니다.
이들은 당연히 서로 영향을 받으면서 쓰여졌습니다.
단, 자신들이 어떤 사고방식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그 기록을 약간씩 다르게 했던 것입니다.(같은 사건을 두고도 일본과 우리나라의 역사관이 다른것을 생각하시면 쉽게 이해가 되실 겁니다)
세계 각지의 신화, 전설, 역사를 살펴보면 뱀에 관해서는 뚜렷이 2가지로 의미가 나뉘고 있습니다.
성경이나 고대 유럽의(대충 백인들이 사는 서방지역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전설이나 신화에 나타나는 뱀(용 Dragon도 마찬가지)은 항상 "사악한 존재"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그것의 기원은 창세기지요.
반대로, 아프리카나 북아메리카와 인도 등지에서는 뱀은 선(善)한존재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것은 이것의 기원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알수 없다는 것이지요. 그저 동시다발적으로 생겨난 [생명의 나무]이야기 이래로 세계 각지로 흩어진 이 신화는 기독교적 사상이 들어가지 않은 곳에서는 선(善)한 존재로 묘사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건 그저 저의 생각입니다만...
자유의지 없이도 행복해 하는 돼지들과, 자유의지를 가짐으로써 낙원에서 하느님으로부터 쫓겨난 인간인 우리들을 비교해볼때..
차라리 저라면, 악마로부터 자유의지를 얻을 기회를 갖은 인간이 차라리 더 행복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런 의미에서라면..악마도 꼭 악한존재라고만은 할 수 없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물론, 저는 악마숭배사상에 찌들은 그런 족속은 절대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여쭈어 보겠습니다.
성경에서는...
피로 얼룩진 기록들이 꽤나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 뒤에는 언제나 하느님이 계시었고, 하느님이 인간을 징벌할때는 "언제나" 하나같이 하느님의 뜻에 거역한다는것을 전제로 인간에게 징벌을 내리셨지요.
기독교에서 항상 목청이 터져나가라 부르짖는 "사랑"이란것은 [기독교인들 안에서만 존재하는 사랑]입니까?
하느님을 따르는 기독교인들은 하느님을 믿지 않는 다른 사람들을 사랑으로 감싸안을 여유는 없는것입니까?
그렇다면, 그것이 과연 진정한 사랑입니까?
<하느님을 따르지 않는 자>들은 구원할 여지도 없는 그런 족속입니까?
그래서 우리는 낙원으로부터 추방된 것이군요.
<하느님은 오로지 자신을 따르는자들만을 감싸안는 분>이시니까요.
혹시 모르지요.
우리가 이러는 이 순간에..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오래전에 쫓겨난 에덴동산에 또 다른 아담과 이브를 만들어두시고, 말 잘 듣는 그들을 지켜보시면서 지금도 미소짓고 계실지...
그리고, 그 옆에는 뱀이 있겠지요.
어떻게든...어떤 의미로든 그 열매를 먹이기 위해서.
그리고, 역사는 되풀이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