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거리 #3 * 비가 내리는 날이면/윤석구 * 오늘처럼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이면 나는 무작정 그대의 따스한 손을 잡고 빗속을 걷고 싶습니다 비닐우산의 작은 공간 속에 나란히 걷는 것도 좋고 우산이 없어 비에 젖어도 좋습니다 당신과 함께 거닐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내게는 행복한 순간이기에 무작정 빗길을 걷다가 한기가 느껴지면 한적한 찻집에 들어가 따뜻한 찻잔을 사이에 두고 보고 싶은 얼굴을 마주하고 아무 말 없이 함께 있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저는 좋습니다 오늘처럼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에는 당신의 손을 다정히 잡고서 부드러운 당신의 눈빛 속에 한없이 젖고 싶습니다...
이종배
2005-04-18 0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