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거리 #3
* 비가 내리는 날이면/윤석구 *
오늘처럼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이면
나는 무작정
그대의 따스한 손을 잡고
빗속을 걷고 싶습니다
비닐우산의 작은 공간 속에
나란히 걷는 것도 좋고
우산이 없어
비에 젖어도 좋습니다
당신과 함께
거닐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내게는 행복한 순간이기에
무작정 빗길을 걷다가
한기가 느껴지면
한적한 찻집에 들어가
따뜻한 찻잔을 사이에 두고
보고 싶은 얼굴을 마주하고
아무 말 없이 함께 있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저는 좋습니다
오늘처럼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에는
당신의 손을 다정히 잡고서
부드러운 당신의 눈빛 속에
한없이 젖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