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촌을 마중하다 오직 하나뿐인 나의 이촌, 찬흠이 오빠. 아침에 눈물로 떠나보내고 다섯 시간 뒤, 유치원에서 돌아오는 오빠를 마중하러 나갔다. 오빠는 내가 아침마다 설리 우는 것이 자기랑 잠깐이라도 헤어지는 게 슬퍼 그런 거라 생각하나보다. "괜찮아! 울지 마 금방 올게, 우리 아기 이쁘지.... 어쩌구 저쩌구." 엄마가 나가니까 우는 건데..... 뭐, 그렇다고 내가 오빠를 안 좋아한다는 건 아니다. 가끔씩 자기 물건 만진다고 구박할 때나, 내가 맛나게 먹던 거를 뺏아먹는 것만 빼면 그럭저럭 괜찮은 오빠다. 생긴 것도 꽤 멀끔하지 않은가! 게다가 동화책도 술술이요, 그 어려운 한자도 척척 읽어내는 것을 보면 머리도 맹탕은 아닌 듯 싶고. 오빠는 나를 보자마자 반색이다. "일린이, 오빠 보러 나왔네! 오빠 없는 동안 아빠랑 잘 놀았어?" 이촌 오빠보다 끝수 높은 일촌 아빠가 오죽 잘 놀아줄까. 오빠의 오지랖은 강동 팔십리를 덮고도 남는다. 빙긋 한번 웃어줬더니, "오빠가 그렇게 좋아, 나도 일린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 아주 좋아 죽는다.
자투리
2005-03-24 09: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