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촌을 마중하다
오직 하나뿐인 나의 이촌, 찬흠이 오빠.
아침에 눈물로 떠나보내고 다섯 시간 뒤,
유치원에서 돌아오는 오빠를 마중하러 나갔다.
오빠는 내가 아침마다 설리 우는 것이
자기랑 잠깐이라도 헤어지는 게 슬퍼 그런 거라 생각하나보다.
"괜찮아! 울지 마 금방 올게, 우리 아기 이쁘지.... 어쩌구 저쩌구."
엄마가 나가니까 우는 건데.....
뭐, 그렇다고 내가 오빠를 안 좋아한다는 건 아니다.
가끔씩 자기 물건 만진다고 구박할 때나,
내가 맛나게 먹던 거를 뺏아먹는 것만 빼면 그럭저럭 괜찮은 오빠다.
생긴 것도 꽤 멀끔하지 않은가!
게다가 동화책도 술술이요, 그 어려운 한자도 척척 읽어내는 것을 보면
머리도 맹탕은 아닌 듯 싶고.
오빠는 나를 보자마자 반색이다.
"일린이, 오빠 보러 나왔네! 오빠 없는 동안 아빠랑 잘 놀았어?"
이촌 오빠보다 끝수 높은 일촌 아빠가 오죽 잘 놀아줄까.
오빠의 오지랖은 강동 팔십리를 덮고도 남는다.
빙긋 한번 웃어줬더니,
"오빠가 그렇게 좋아, 나도 일린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
아주 좋아 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