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자전거... 빈 자전거 / 정대구 누구를 태워 여기까지 왔는가 낡았지만 아직은 쓸만한 문밖에 세워둔 자전거 한 대 빈 안장은 또 누구를 더 태우고 싶어하는지 세월이 좀먹나, 문안을 기웃기웃 기다리는 마음에 바큇살 녹슬고 황톳길 달려왔는지 붉은 흙 묻힌 채 다시 주인을 태우고 낯선 세월 속으로 햇살 가뱝게 퉁기며 바람을 가르고 떠나고 싶어하는 지칠 줄 모르는 빈 자전거 한 대 문밖에 서있네 누가 페달을 밟을 것인지 여기서부터 갈 길이 먼데 구름 몰려드는 서쪽하는 치어다보며 어서 나와. 어서 나와 두 발 동동 구르는 문 밖에 세워 둔 자전거 한 대 빈 안장에 내 손을 대본다. 가양대교 아래서...
Monami
2005-03-21 1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