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방앗간
사람이 있으면 좋겠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지나가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요즘 시골이 적막강산인데 이렇게 춥고 바람 부는 날은 더욱 사람 만나기가 힘듭니다.
궁여지책으로 안 해보던 연출을 하기로 했습니다.
시골 할머니처럼 보이는 집사람을 경운기에 걸터앉게 했더니 영 어울리지를 않았습니다.
그래서 최후의 수단으로 셀프타이머를 작동시키고 제가 뛰어갔습니다.
허겁지겁 앉자마자 집사람 얼굴을 쳐다보며 자세를 취하는데 피차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다섯 번 시도하는 동안 뱃속이 시원해지도록 마음 것 웃었습니다.
좋은 사진은 얻지 못했어도 무척 즐거웠습니다.
앞으로는 자주 해 볼 계획입니다.
즐기자고 사진 찍는데 작품성이 좀 없으면 어떤가요?
2005년 3월 13일 구례 산동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