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편지
서울 가는 버스안이었습니다. 짝대기가 하나인걸 보니 100일 휴가를 가는 모양입니다.
쇼핑백을 뒤지며 부시럭부시럭 대더니 수십통의 편지들 중에서 하나를 골라 한줄한줄 읽어내려갑니다.
애인으로부터 받은 편지를 읽고 있나봅니다. 그리고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기뻐합니다.
설레임도 보이는 듯 합니다.
문득,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8년연애 후 결혼한 우리 추억들이 점점 떠올려집니다.
결혼하기 전까지는 참 많은 편지를 주고 받았었는데...
그러고보니 결혼하고 아이가 둘이 될동안 단한통의 편지도 쓰지 못한거 같네요.
조만간 낡은 편지지라도 한장 꺼내어 몇자 적어야겠다 마음 먹었습니다.
버스가 강촌을 지나 가평을 향해 달리고 있을때쯤.. 중간에 내리면 어쩌나 조바심치다가...
어디까지 가냐고 물었더니 서울까지 간답니다.
옛날생각이 나서 그러는데 사진 몇장 찍어도 되는지 양해를 구했습니다.
멋적은 듯 머리를 긁적이면서도 웃음으로 답을 합니다.
그 군인아저씨를 위해 마음속으로 바랍니다. 전역을 하고 고향으로 가는 버스안에서도
봉투위에 지금의 그녀 이름이 새겨진 연애편지를 읽을 수 있기를...
전 오늘도 낯선 사람과 대화하는 법을 배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