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의 소원 엊저녁 아리가 저를 찾아왔습니다. 쭈뼛쭈뼛 무슨 말인가를 할 듯 말 듯 합니다. "저어, .... 선생님께 부탁이 있어서요." "뭔데?" "선생님, .... 제 언니와 오빠를 찾는데 선생님께서 도움을 주실 수 있는가 해서요." "네게 언니와 오빠가 있었니?" "작년에 사과나무에 나오고 난 뒤 전화가 와서 아버지-위탁부-와 함께 군산에 갔을 때 들었어요." '언니, 오빠'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면서 녀석의 뺨에 연신 눈물이 흐르기 시작합니다. 이 아이의 모습이 낯익으신 분들은 <사과나무>라는 MBC프로그램에 출연한 아리의 모습을 보신 분들일 겁니다. 중학 1학년까지 한두 과목을 제외하고는 죄다 '가'뿐이었던 아리는 지금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는 고3 수험생입니다. 지난 연초에는 경기도 정보화영재에 선발되어 홍콩, 싱가폴 등지로 해외 연수를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열등생에서 우등생으로 변신한 아리의 성공담을 대견해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 아이가 그 어린 나이에 겪어야 했던 신산스러운 삶의 이력 속에서도, 밝은 웃음과 사람에 대한 믿음과 삶에 대한 낙관을 잃지 않았다는 것이 더욱 대견스럽습니다. "아버지는 성이 김가인 어부이셨는데 고기잡이를 나가셨다가 사고로 돌아가셨대요." "어머니는 사고 전인지 후인지 알 순 없지만 정신이 온전하지 않으셨고 집을 나가 생사를 알 수가 없대요." "제 위로 한살 위 언니가 있었고, 두세살 위의 오빠가 하나 더 있었다나봐요." "제가 살던 곳은 군산의 해망동인데 제가 아는 정보가 너무 적은 탓인지 동사무소에서는 도저히 찾을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선생님께서 활동하시는 동호회는 회원이 많으니까 혹시 저와 비슷한 외양을 한 제 형제들을 아는 분도 계시지 않을까요?" "싸이월드나 블로그 같은 데 사연을 올려 볼 생각도 했는데 도무지 염치도 없고 용기도 안 나서요." 애고 어른이고 사려깊음이 망실된 우리 사회에서 아리와 같은 아이는 참으로 유별합니다. "내 한번 노력해보마." 녀석 앞에서 약속을 하긴 했지만 이 아이가 제 핏줄을 만나게 될 수 있을 지는 참으로 회의적입니다. 아마 열아홉 아리도 그점을 모르진 않을 듯 싶습니다. 허나 저는 이 아이에게 기적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레이소다 4만 회원의 힘을 빌어 이 아이의 간절한 소망을 들어 주고 싶습니다. 이 사연과 사진을 여러분들이 알고 계신 모든 홈페이지에 널리 널리 퍼뜨려 주시길 바랍니다. 얼마 전 아리는 방송을 통해 사연을 접한 병원측의 배려로 초등학교 때부터 길고 커다랗게 자리하고 있던 팔뚝의 흉터를 수술받았습니다. 올해 여름부터는 모르는 사람 앞에서도 반소매를 입어도 되겠다며 벌써부터 좋아라 야단입니다. 남이 칼로 그어 생겼다는 그 흉터는 아리가 겪어내야 했던 어둔 기억의 표징일 것입니다. 허나 저는 이제 아리의 마음 깊은 곳에 자리한 영혼의 상처도 치유받을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조아리(원래 성은 김씨) 1987년 생 위로 한살 위의 언니, 두세살 위의 오빠가 있음. 아버지는 어부였는데 조업 중 사고로 돌아가심 어머니는 정신이 온전치 않으신 몸으로 가출, 소식을 알 수 없음. 살던 곳은 군산시 해망동 보시다시피 모든 정보가 너무나 소략합니다. 아리의 어렸을 적 사진도 잃어버려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이 없답니다. 아리가 그러더군요. "제 모습이 어렸을 때랑 별로 달라진 게 없대요." 레이소다 모든 회원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간절한 마음으로 부탁드립니다. 이 사진과 사연을 여러분의 홈페이지와 여러분이 알고 계신 모든 온라인 싸이트에 게시해 주시길 바랍니다. 혹여 아리와 비슷한 사연과 외양을 가진 사람을 알고 계신 분은 제 메일 jaturi@dreamwiz.com이나 아리의 메일 cappy8779@hanmail.net로 연락 주십시오. 아리가 품고 있는 실낱과도 같은 희망이 끝없이 이어진 우리들 인연의 그물로 건져 올려질 수 있도록 여러분의 손을 내밀어 주십시오. 고맙습니다.
자투리
2005-03-03 04: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