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버지
5.18이 일어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오로지 자식들 가르치시겠다고 외딴섬에서 장농 몇개 짊어지고
광주로 올라오셨습니다.
참 그때는 왜 그리 광주로 올라오는게 좋았는지...........
우린 마냥 기뻤습니다...
올라오자마자 5.18(민주항쟁)이 일어서고 아버지는 우리를
피신시키고 홀로 집에 오는 이는 다 적이라는 생각으로
가족을 지키겠다고 망치하나 들고 집을 지키셨습니다.
그리고 몇년이 흘러 머나먼 중동으로 가셨습니다.
아버지 가시는 모습 볼려고 그 먼길을 동생을 뒤에 태우고
몇번이고 넘어져가며 자전거를 몰았던 기억이 납니다.
이제 두아이의 아빠가 되고 얼마전 설날 이 사진을 찍어 드렸습니다.
셔터를 누를땐 몰랐는데 나중에보니 아버지 주름이 왜 이리도 많은지요...
한동안 말없이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아버지 약주한잔 하시면 손주랑 오손도순 전화를 빌어 많은 얘길 하십니다.
지석이한테 물어보면 무슨 얘긴지 모릅니다.
아.........나도 참............. 지석이 한테 그걸 몰어보다니....
제가 그 노릇을 해 드려야 하는데...
우리들의 어버지는 손주의 못알아듣는 그 말이 더 정겨운가 봅니다..
아버지 사랑합니다...
그리고 감사드립니다.
사진은 이래서 더 좋은가 봅니다..
많은 사연을 담을 수 있으니........................
며칠전 친한 동생 아버님의 가시는 길을 보고 오니
이사진이 더 가슴에 와 닿습니다.
그 동생 아버님도 좋은 곳으로 가셨을거라....
그리고 간절히 빌어 봅니다...............
::::: 김광석 - 어느60대 노부부의 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