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스냅사진 101
오늘은 결혼식 스냅사진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자신의 '제 1회' 결혼식은 누구나 소중한 순간으로 기억하고 싶겠죠?
이제 또 다른 멋진 날을 시작하려 하는 이의
결혼식을 이쁘게 찍어준다면
매우 값진 선물이 될 것입니다.
우선,
50mm f/1.4렌즈를 장착하고, 노출을 +1/3정도 설정해둡니다.
호텔, 예식장, 동문회관, 교회 등
다양한 조건의 조명을 가진 장소들이 있지만
저정도 설정이면 충분합니다.
예식 시작하기전 대기실에 있는 신부에게
칼라필름과 흑백 필름 한통씩 씁니다.
친구 올때마다 필름아끼지 말고 차크닥 차크닥 찍습니다.
신부대기실은 대부분 벽지, 몰딩, 콘솔 등이 고급스러우므로
신부 독사진도 분위기 살리면서 내 마음대로 쫙쫙 찍어댑니다.
무조건 많이 남깁시다.
단 한가지 주의할 점은
카메라는 항상 신부의 눈높이와 동일해야 합니다.
드레스를 입은채 앉아 있는 신부를 카메라맨이 서서 찍으면
날카롭게 눈을 치켜뜬 신부의 모습이 담기겠죠?
고운 신부의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습니다. 조심하세요.
하객들을 맞이하는 신랑과 신랑측 부모님,
그리고 신부측 부모님도 찍어둡니다.
반가워하며 인사나누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몇장 담았다고 생각되면
그만 찍어도 좋습니다.
어차피 결혼식 사진에 있어서
신부 외에는 신랑마저도 들러리니까요.
예식 시작 1분전까지 필름을 마무리 짓고
신부가 걸어나오기 전까지 새 필름을 갈아끼웁니다.
그런데 정작 예식중에는 사진을 많이 찍을 필요는 없습니다.
예식시작부터 신랑신부 행진!!! 할 때까지
방금 교체한 이 필름 한통만 쓰면 됩니다.
신랑이 입장하기전 긴장한 모습 몇컷,
그 뒤에 대기하는 신부와
입을 굳게 닫은채
그녀의 손을 곱게 잡고 계신 신부 아버지의 모습 몇컷
담아둡니다.
신랑신부 맞절부터 행진 전까지는
여유있게 돌아다니면서
특징적인 부분들만 찍습니다.
앉아 계신 신랑측 부모님, 신부측 부모님 찍고,
주례사 듣는 신랑신부 좀 찍어주고,
나중에 축가 듣는 모습 좀 찍어주고,
혹시 신부가 축가 듣다가 울면
클로즈업해서 우는 모습도 좀 찍어주고,
(부모님 속을 많이 썩인 신부일수록 결혼식때 많이 운다더군요)
케이크 자르는 모습도 찍고
등등등
예식의 차례에 맞게 찍기만 하면 됩니다.
그리고 신랑신부 행진 하기 전에는
미리 행진의 끝부분에 가서 대기합니다.
행진 출발부터 폭죽 터지는 순간까지 몇컷 찍습니다.
그리고 나서 가족 및 친지, 우인들 등등과 사진 찍기 전
메인 기사분이 의자들을 치울 때
다시 새 필름으로 갈아끼웁니다.
그때부터는 메인기사님과 반대로 찍기만 하면 됩니다.
"자 갑니다. 배에 힘빼고 숨쉬세요~차크닥~!!!" 하며
정지된 모습을 기사님이 찍자 말자
흐트러지며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는 신부를 찍으면 됩니다.
신부 옆에서 알짱거리면서 찍으면
신랑은 자동적으로 찍혀있으니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리고 "우인들 서주세요" 할 때는
사진은 잠시 접고 줄 맞춰서 서면 됩니다.
몇 십년 뒤에 그들이 사진을 봤을 때
결혼식에 오지 않았던 친구가 되면 억울하겠죠???
흔적을 남겨야 합니다.
우인들까지 찍고 나면
신부가 부케던지는 장면을 찍어야하는데
이때는 부케를 받을 사람과 마주 보고 조금 멀리 위치한 다음,
노출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셔터스피드를 올려서 연사로 찍습니다.
부케가 신부 손에서 떠나는 순간이나
부케 받을 사람이 받고 난 다음보다
가장 높은 정점에 위치한 때가 사진이 좋습니다.
그 점을 놓칠 수가 있으니 "하나둘셋~"하면
차라라라라라락~(약 6-7장정도, 소요시간 1초)
연사로 날립니다.
폐백실로 가기전 부페나 연회장에 와서 인사하는
신랑신부의 모습은 간단히 찍고
고픈 배를 채웁니다.
폐백하기 전에 준비할 것이 많으니까
먹을 시간은 충분합니다.
폐백 드리는 모습은 칼라로 찍습니다.
조선시대 왕과 왕비같은 옷을 입은 신랑신부의 모습을 몇장 담습니다.
폐백실에서 제일 중요한 점은
부모님이 아들, 딸 많이 낳으라고 축복해주시면서 던지는
대추니 뭐니 그런 것들을 받는 모습입니다.
이것들 역시 부케와 마찬가지로 정점에서 찍어야겠지요.
그러나 뭐 굳이 연사까진 날릴 필요는 없습니다.
폐백 마치고 신혼여행 가기 전의 모습은
한두장 정도 찍어도 되지만
이 장면은 찍어도 그만 안찍어도 그만입니다.
신랑신부를 보내고 돌아오는 길에
잘 아는 인화점에 가서 맡깁니다.
흑백필름은 일주일 정도 기다려야 합니다.
며칠 뒤 사진이 나오면 잘 찍힌 사진만 골라서
한장한장씩 앨범에 넣습니다.
그리고 따뜻한 편지 한통과 함께 앨범을 선물하면
매우 멋진 결혼 선물이 되겠죠???
이상으로 결혼식 스냅사진 101에 대해서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