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산에서 바다를 바라보다....
섬들 사이
뿜어대는 바다의 허연 입김
연신 자맥질을 해대는
숨겨온 가슴 돌한덩이
능선끝 어촌어귀에는
썰때물을 타고 유유히 바다로 도망치는
난파선의 꿈도 있을 것이다
섬과 황토벌을 한걸음에 내달아 온
바람은 턱이 진
바위부근에서 비껴 불고
바위끝에 서면
꾸역꾸역 생을 향한 습관적인 토악질
아, 남도의 이 돌산에 청산해야 할 빚이 있었던가
겨울이 자라서 봄이 되었다는 소식만 있고
봄이 오는 소리는 여전히
천둥처럼 들리고 있는
이 돌산위에서
2004년 3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