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골목
30여년 살아오던 동네에서... 우연히 골목 하나를 발견했다.
다세대 주택이 들어차고, 소방도로를 내면서
골목은 모두 사라진 줄 알았는데...
그 틈바구니 사이로 바뀌지 않은 옛날식 골목길이 있었다.
문밖으로 몇 걸음만 나서도 아스팔트가 깔려있고,
그 위를 꽉 채운 불법주차 자동차들...
그리고 그 틈을 비집고 다녀야 하는 서울의 변두리...
어느새 익숙해 졌다지만.
심술궂은 이웃 형이 넘어간 공을 돌려주지 않아서 늘 불안해 하면서도,
차와 오토바이와 매연 걱정 없이 뛰어놀았던...
우리가 우리의 아이들에게 물려주지 못하고 멸종시켜버린
그 골목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