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정의 세월 어머니 머리 위에 얹혀 보지 않은 물건 없었다. 평생 자식새끼들을 이고 살았고 그것들 먹여살리기 위해 돈 된다싶은 것들은 죄다 이고 사셨다. 온 몸에 고통을 안고 살았던 어머니가 무릎이 아파죽겠다고 통사정을 했다. 나는 마치 그동안의 불효막심했던 날들을 지워낼 속셈인양 대학병원 응급실을 들락거리며 모처럼 수족이 되어드렸다. 그것은 억지효도였다. 아파죽겠다는 말이 나오기 전에 어머니를 돌보지 못한 내가, 이제사 대학병원 응급센터와 정형외과 전문병원, 명한의원을 쫓아다닌다. 휠체어에 탄 어머니를 밀고 다니며 나는 또 쪽팔려 죽는다. 지금 나는 어머니와 함께 걸어다니는 새날을 꿈꾸는 불효막심한 놈으로 살아있다. 살기 팍팍해도 어머니는 챙겨야 한다. 비록 신용불량자로 살아가더라도...
벽돌공
2005-02-21 1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