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것에 대한 단상.
버려진 것에 대한 단상 / 최정신
그 가 아직 동정일 때
나전칠기 내음 가시지 않은 풋것으로
무지개 눈빛 초롱 할 때
날마다 부화시킨 추억과
가장 내밀한 고백까지도 갈피갈피 개켜
담아 주었네 애지중지
아귀마다 빛금 한 줄 허용하지 않던
성실한 인색함으로
그를 지탱해 주던 뼈들은
놋 가루 날리며 부식되어 가고
헐거워진 삭신의 각마다 살점들이 떨어져
부실해진 관절의 신음은
한 결로 지키던 순애보임을
잊었나 보네 영(young)영 가버린 시절
아름다운 것은 순간 이어
짧은 봄 밤의 꿈 같은 것
영원한 것은 어디에도 없나니
완벽한 믿음이란 세상 안엔
온통 부재중이라고들 하네
흔적마저 완벽하게 해체시킬 수거증 한 장
달랑 정표인 듯 붙혀 놓고.
[강화도에서..20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