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시울을 뜨겁게 하는 당신 겨울 강가에서 - 안도현 어린 눈발들이, 다른 데도 아니고 강물 속으로 뛰어내리는 것이 그리하여 형체도 없이 녹아 사라지는 것이 강은, 안타까웠던 것이다 그래서 눈발이 물 위에 닿기 전에 몸을 바꿔 흐르려고 이리저리 자꾸 뒤척였는데 그때마다 세찬 강물소리가 났던 것이다 그런 줄도 모르고 계속 철없이 철없이 눈은 내려, 강은, 어젯밤부터 눈을 제 몸으로 받으려고 강의 가장자리로부터 살얼음을 깔기 시작한 것이었다 . . . . . . . 꺼칠한 당신의 맨얼굴을 볼 때마다 내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사랑은 뜨거운 열정만이 아닌 가없는 희생과 헌신임을, 당신은 말없는 일상의 삶으로 나를 깨우칩니다. 내 시울을 뜨겁게 하는 당신. 당신의 서른여섯번째 생일을 축하합니다. 사랑합니다.
자투리
2005-02-16 0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