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하늘아래 한줄기 빛처럼 살아가리라...
누군지는 모르지만
새벽 1시가 되면
어김없이 울리는
장난전화가 있습니다
그 전화때문에 단 한번도
편하게 잠을 잔 일이 없는데
그런데,
생각해보면 난 단 한번도
전화번호를 바꾸어볼까하는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저 귀찮아서 번호를
안 바꾸었을거라고
그렇게 생각을 했었는데....
아직도 난 그대가 기억하는
우리집 번호를 바꾸기는
싫었던거 였습니다....
그대가 기억할지 모를
마지막 하나의 희망을
나 스스로
바꿀 수는 없었나봅니다...
어제는 집안 정리를 했습니다
책상을 돌아보니
전화번호 수첩이 있길래
잊혀진 사람과
새로운 사람을 정리하려고
그 수첩을 폈습니다
첫 번째장에
게다가 첫 번째줄에 쓰여있는
그대의 전화번호가
눈 앞에 보였습니다
그대와 헤어진 후
적어도 이 수첩을
수백번은 펴보았을텐데
왜 난 아직도
그대의 번호를 지우지 못했을까...
깨끗한 전화번호 수첩에
그대의 이름만
지우거나 찢어버리면
보기에 안 좋을까봐
정말, 시각적으로
안 좋을까봐
그랬다고 생각했는데
그런가봅니다
난 아직도 그대의 전화번호가
내 수첩에 쓰여지게 된
그 인연을
영광으로 생각하나 봅니다
당신은 아직도
내가 만나온
여자중에 최고입니다...
아마도 영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