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지여행 제 나이 스무살 즈음에 친구와 두어달간 거지여행을 한적이 있었습니다. 하루는 기차역대합실에서, 하루는 교회예배당에서 잠을 자고, 씻지도 잘먹지도 못한채 이곳저곳을 기웃거렸지요. 이태원, 압구정부터 시작해 남도의 어느 바닷가까지 계속된 여행동안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기차역 대합실의 걸인들, 재즈연주가 정성조선생님부터 행색이 초라한 두 젊은이를 국밥 두그릇에 재워주신 화개장터 재첩국밥집 할머니, 원없이 소주와 말린김을 사주신 원산도 파출소장님까지.., 그분들 덕분에 그해 겨울은 참으로 따듯했습니다. 올 겨울도 춥게 지내시지는 않는지...저는 그날을 잊지않고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인생의 선배님들 감사합니다.
Papas life
2005-02-14 1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