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염 면도 얼굴에 솟은 털만 깎을 일이 아니다 꼭꼭 감추고 싶은 표리부동을, 냉소를 깎을 일이다 사람사이에 수염만한 길이만큼 멀어지는 뾰족한 숫자만큼 아픔을 주는 언어를 다듬을 일이다 다른 사람에게 전가시키고 싶은 경각을 자르며 나를 자를 일이다 수없이 자해하고도 모자라 이젠 남을 향해 흉기를 내미는 배타를 깍을 일이다
心琴
2005-02-02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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