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바다
축대 - 또 다시 가마미에서
이곳으로 가는 길에서는 하향등을 켜야한다
등보다 더 낮은 자세로 바로 발끝을 봐야한다.
바람에 실린 소금기가 끈적하게 묻어있는 곳까지
해무와 함께 끝가마에서 뿜는 뜨거운 김으로
다음 딛을 길도 분간 할 수가 없다
한발 덜 딛어도 낭떨어지다
바다가 물이 닿는 곳만이 아님을, 바다로 떨어지는 절벽은
평지에서도 얼마든지 있음을 이곳을 가다보면 알 수 있다
깍아지른 낭떨어지에서는 나무들은 뭍으로만 가지를 치고
굳은 바위위에도 뿌리엔 복령을 매달아 줄것이니 맨발로 와야한다
가지들 한쪽은 해풍에 젖고 또 한쪽은 뭍에서 오는 바람에 말려지고 있다
거센 파도 한번이면 뿌리 채 뽑힐지도 모르는 절벽도 이들에겐 얼마나 넓은 평지인지
아귀같이 잡아 뜯는 바다앞에서
날 의지하고 있는 것이 아구를 맞춘 돌이였다
고맙다 네가 시린 발목을 지탱해 주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