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물도 사람들 #5 민박집 할아버지의 밤이야기. 저녁을 먹고 내가 심심해 하는 것이 보였던지 -사실 밤에는 길이 어두워 다나니기 어렵다. 다닐만한 곳도 없다. 다닐만한 곳엔 가로등도 없다. 마을엔 가로등이 5개쯤? 할머니가 방에 들어와서 TV라도 보라신다. 무툭툭해 보이던 할아버지도 이래저래 이야기를 꺼내신다. 내가 속초에서 왔다고 하자 할머니도 관광차 설악산엘 다녀가신 적이 있나보다. 그곳은 살기 좋제? 라고 물어보시기도 하고... 할아버지는 예전에 오징어배를 타실때 주문진까지는 와보셨다고 했다. 할아버지는 본디 섬에서 나고 자라셨는데 아버지가 7살때 돌아가시고 지금 살고 있는 집은 17살때 삼촌들과 함께 지으셨다고 했다. 방 두칸 부억하나짜리 흙돌집. 5남 1녀 모두 이곳 소매물도 초등학교를 졸업했고 지금은 모두 육지에서 산다고 하셨다. 예전엔 해산물을 팔아서 혹은 할아버지가 어업을 통해서 살아갔는데, -사실 지금도 할머니는 물질을 하신단다. 지금은 민박의 비중이 오히려 크다신다. 여름철에 이 작은 섬에 500명씩 왔다간다니...상상이 안갔다. 다른 집까지 방이 8개가 있다는데 그때는 매일매일 누가 왔다 가는 줄도 모르는 정도란다. -비수기때 가면 이런게 행복이다. 한가하고 조용하게 민박집 할아버지와 이야기도 나눌 수 있고... 성수기때는 또 시끄럽고 무척 바쁘다고 하신다. 방 청소도 매일 하고 빨래도 빨거나 널어야 하고 민박은 모두 예약제인데 전화걸어서 은행에서 입금 확인해야 하고 -통영관광관련 사이트에 소매물도에 있는 5개 정도의 민박집이 소개되어 있다. 돈버는 재미에 그나마 하신다고 하지만 힘들고 재미없는 일이라고 하셧다. 또 섬생활이 갑갑해 통영 시내에 셋방을 하나 가지고 계시단다. 한달에 두 번 4일 정도씩은 육지에 머무른다고 하셨다. 자식집에 들르거나 병원에 가거나 육지 친구들을 만나거나 할때 종종 이용하신단다. 그렇지 않으면 매일 섬에만 있으면 답답해서 견딜 수가 없으시단다. 여름철만 빼면 섬에는 외로움이 감도는 것 같았다. 그래도 생활비가 많이 들지 않아 큰 벌이가 없고 자식에게 손벌리지 않아도 생활이 되신단다. 전기세-마을 자가 발전 (무료) 수도세-마을 공동 우물 (무료) 난방용-땔깜 이용 (무료) 그래서 배에 들어가는 기름과 전화비정도 그리고 5000원정도 되는 국민연금 등만 있으시면 된단다. 배에는 어업용 면세유가 나오는데 이게 양이 한정되어 있어 좀 아껴서 쓰신단다. 가끔 관광객 섬일주 해상 관광 시켜주거나 낚시꾼들 포인트로 이동시켜줄때 주로 이용하신단다. 흑 너무 길어져서 요약 모드로... 매물도에는 약간 큰배 50t급이 2척 작은 배 10t급이 3척 지난 매미때 350만원짜리 배가 난파 정부지원금 500받아 1500짤리 배 구입 - 할아버지 부자시다. 남의 술 한잔 얻어먹으면 3잔 사는 성격 친구들중에 매일 얻어먹는 놈도 있어 세상이 내맘같지 않다고 하심 경우틀린 거 못참는 성격, 마을에서도 환영 못 받는 경우 종종 공기좋고 건강하고 싱싱한 먹거리 있어 살만함 날씨가 궂으면 어디 나갈일도 없어 답답하고 쓸쓸함이 더함.
서유민
2005-01-24 19:00